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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다

분류없음 2014.01.09 02:39

P74부터

그 후 하나요와 린은 필사적으로 고양이를 돌봤지만, 몹시도 추운 겨울 밤에 태어나, 강추위에 건강을 되찾지 못하고 결국 5마리 아기 고양이 중 살아남은 건 3마리였다.

살리지 못한 고양이는 그 때 린의 손가락을 날름날름 핥아주었던, 눈도 못 뜬 2마리.

린과 하나요는 밤새도록 크게 울었어. 울고 울고 울었어. 그리고 동백나무 아래에 두 마리를 묻어주었어.

모모와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남은 3마리는 어떻게든 무사히 위기를 넘기고 지금은 다 컸지만.

그래도 거기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냐.

그건…”에에에에엣취!! 엣취! 엣취!”

1월의 눈 내리던 밤에 시작된 린의 재채기.

처음에는 감기에 걸릴 조짐인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냐.

근처 병원에 가서 패치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지금도 잊을 수 없어.

확실하네요. 고양이 알레르기입니다.”

쿠구우우우우우우우우웅.

눈 앞이 새까매진다는 게 이런 것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은 그 날.

하나요는 할머니가 문조를 키우고 있어서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고 했으니, 진짜로 린네 집에서 키우려고 작정했었는데, 아아, 어쩌지.

그래도 역시.

알레르기라니까 무리야 린.”

하나요가 굉장히 미안한 듯이 말하니, 결국엔 린도 납득했다.

그 때는 이미, 며칠 씩이나 고양이와 같이 지내던 탓에(겨울방학에는 물론, 방학이 끝나고도 2주 동안 책가방을 매고 매일 하나요네로 돌아왔던 린이었다)눈가도 빨개져 있었다. 재채기도 콧물도….

, 엄마가 이제 그만하라고 했어……”

사실은 엄마한텐 계속 괜찮다고 뻗대며 반항을 해봤지만, 역시 어쩔 수가 없어서그날, 시무룩해진 린에게 하나요는 미소 지으며 말했어.

그러면, 고양이들의 주인이 되어 줄 사람을 같이 찾아보자. 근처에서 누군가 키워준다면 또 만나러 갈 수 있을 거야.”

그렇구나, 하나요 머리 좋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고 머리를 쥐어 싸고 생각하던 린은 그런 것도 생각하지 못했어. 그래서 하나요를 무심코 꼬옥 안아줬어!

하나요랑 린이 고양이들의 엄마와 아빠가 되어서, 정말 좋은 집을 찾아줄게!

그러니까 하나요네 집을 나와도 언제나 함께야!

어쨌든 린과 하나요가 눈 내리는 밤에 구해줬으니까.

린이 언제나 지켜볼 게, 자주 만나러 가겠다냐.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내가 기를 수 있게 되면, 언젠가 꼭 알레르기도 고쳐서, 고양이랑 같이 사는 거다냐!

에헤헤♪

그리고 결국 고양이 3마리를 분양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가까운 데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 꿈은 이뤄지지 못하고 교외에 사는 하나요네 친척 사람이 분양을 받았다.

지금쯤 잘 살고 있을까?

고양이들도 이젠 완전히 어른일 테니, 엄마가 되지 않았을까냐?

 

 

그리고 오늘도.

고양이를 따라가는 동안 어느 샌가 해가 저물고.

벌써 밤이 되었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노을색 하늘 위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얇은 초승달.

마치 고양이의 깊은 눈동자 같아.

야옹! 언젠가 린도 고양이가 되고 싶다냐!”

무심결에 크게 외쳐보니, 어딘가 저 멀리서 야옹~ 하고 대답하는 소리가 났다.

, 고양이다냐!!”

린은 이렇게 외치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엎드려 또 고양이를 찾는다.

그 날 5마리의 고양이들이 린에게 가르쳐 준 것은, 작은 생명의 덧없음과, 냐아냐아라고 말하는 린의 말버릇이었다.

 

코멘트 하나요.

고양이 알레르기는 감기처럼 낫는 게 아니야, 라고 그 때 말해주려고 했지만 결국 하나요는 말하지 못했어요. 언제나 활기차서 재채기를 해도 열이 나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린이니까, 알레르기라고 말해봤자 어차피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상관 없어! 하나요도 믿으니까! 린이 그렇게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언젠가 익숙해지기를. 적어도 알레르기가 나아지기를! , 힘내~♡♡

 

린과 라멘

그런데 말야, 린은 왜 뮤즈에 들어왔어?”

후루루루룩 소리를 내면서.

좋아하는 라멘을 먹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마키가 그런 말을 하니까.

린은 깜짝 놀라 푸훕 하고 뿜어서 면이 기관지에 들어갈 뻔했다냐.

….콜록콜록, 크흠크흠크흠.

사레 들렸어. 목 아프잖아.

, 미안, 그렇게 놀래키려고 그런 건 아닌데

마키가 당황해서 일어난다.

, 어떻게 된 거야, 괜찮아!?”

하나요도 깜짝 놀라 린의 등을 쓰다듬었다.

콜록콜록. , 미안 그냥 좀 놀라서. 크흠

린은 기침을 하면서 어떻게든 대답하고는 눈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냐.

뮤즈 연습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오늘도 엄청 열심히 했으니까 린한테 주는 상이다냐! 라며 둘을 데리고 아키하바라의 라멘집으로 왔다.

마키는 처음 1학기에는 라멘집에 들어가 본 적도 없는 것 같아서 어딘가 불안한 눈치였는데, 지금은 꽤 익숙해져서 맨 먼저 계산을 끝내고 식권을 사간다.

이럴 때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냐~, 라며 린은 생각한다.

라멘집에 완전히 익숙해진 마키와, 어느 샌가 뜨끈뜨끈한 게 그리운 계절이 된, 린이 제일 좋아하는 돈코츠쇼유라멘.

가을이 왔구냐.

린이 좋아하는 토핑은 미역♪

삶은 계란에 캔옥수수도 넣으면 더 Good!

라멘을 눈 앞에 두고 왜 사레가 들렀는지 린도 잘 모르겠어.

왜 그랬는지 몰라서 또 심장이 내려앉고.

역시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 못했다.

그 이유는….

린은 왜 뮤즈에 들어왔어?”

이 한마디에 있다고, 역시 둘이서 깨달았던 걸까?

린의 유일한 약점.

모두에게 언제까지나 숨기고 싶은 린의 참가이유.

왜 린은 뮤즈에 들어왔나.

 

있잖아, 이래보여도 린은 평화주의자야.

어릴 때부터 달리기도 좋았고, 피구도 좋았고 술래잡기도 좋아해서.

모두를 이기고 1등을 하는 걸 좋아하냐고들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달리는 거든, 뛰는 거든, 헤엄치는 거든, 1등은 그냥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 뿐이고, 린은 1등이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야.

그저….

그저 재밌으니까 하는 것뿐이야.

쿵쿵쿵쿵, 바람을 가르고 푸르른 하늘 아래서 마음을 비우고 몸을 움직이며 그저 달리고 뛰고 실컷 달려 멀리까니 날아가보려 하는 게 그저 기분 좋으니까.

린은 그래서 그러는 것 뿐.

뮤즈에서 춤출 때도 조금은

같아, 에헤헤♪

그치만 린이 지금까지 딱 한번.

1등을 못해서 울었던 적이 있었어.

으아아아아아앙 하고 울었지.

분하고 슬퍼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그런 일로 우는 자신에게도 놀라서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그 날.

지금도 기억나.

3도 끝나갈 즈음 가을 육상대회 날….

 

그 때 린이나 카요징은 지역 공립 오토노키자카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어.

마키는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오토노키중에는 없었지. 그래도 1학년 위인 호노카나 코토리, 우미와는 같은 오토노키중 출신이고, 에리도 그랬어.

하지만 린이 3학년일 때는 다들 졸업해서 없었고, 린이랑 카요찡도 11월이 다가오는 그 즈음엔, 이미 이제 곧 졸업이다!” 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고, 조금 두근두근했다고 할까,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드디어 오토노키중과 작별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 같은, 그런 쓸쓸한 가을이었어.

린은 중학교 땐 육상부였는데, 가을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린이 포함된 3학년들이 은퇴하기로 되어있었으니까, 그 때 모두들 기합이 꽤 들어가 있었어.

중학생 시절에 마지막으로 잘 달려서 기분 좋게 끝내려는 마음가짐도 있었고, 게다가 대회가 끝나면 곧 고교입학 시험 준비에 들어가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 더 기합이 들어갈 수 밖에.

린은 단거리 100미터와 200미터, 그리고 400미터 달리기에 출전하게 되었다.

계주에도 나가기로 했다.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

지금 생각해보면, 마지막 4번째 주자로 뽑혔을 때부터 왠지 조금 책임감이 느껴졋었지.

하지만 그 땐 그럴 리가 없다, 개인종목뿐만 아니라, 계주에도 나와서 많이 뛸 수 있으니까 좋은 거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 라고 생각했어.

분명, 아주 조금.

나 자신을 속였지.

평화주의자 린이 계주 마지막 주자가 되어서.

나 혼자 하는 경주였으면 이기든 지든 상관없어! 운동장에 그려진 새하얀 라인 위에서 오로지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기분 좋게 달리면 그걸로 좋은데,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던 린인데. 계주면 그럴 수가 없잖아?

그 정도는 린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어.

조금 압박을 받았던 것 같아, 분명.

하지만 다들 린이 이러는 건 아마 전혀 생각하지 않을 거야.

맨날 냐냐 거리고 느긋한 성격인 린은 분명히 아~무런 신경도 안 쓰고 잘 뛸 거라고, 무두에게 휙하고 달려워 1등으로 결승선 테이프를 끊을 거라고, 그렇게 기대했을 거야.

,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찌릿찌릿 아파오는 것 같아.

린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고 될 수 있으면 반드시 그래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오전에 육상부의 개인종목이 끝나고, 린은 100미터, 200미터에서 1등으로 들어왔어.

그 날은 굉장히 날씨가 좋은 가을날이어서, 아침 집합장소였던 경기장 입구에 모였을 때는, 부원들이 입을 모아, 맑아서 다행이다, 우리 은퇴 시합을 축복해주는 것 같다고 말해서 기분도 좋았어.

물론 성적은 제각각이었지만, 처음부터 목표였던 순위가 각자 다르니까 생각지도 못한 순위에 울던 아이도 있거니와, 린처럼 정말 기분 좋게 달려 땀났다냐~! 같은 사람도 잇었고, 정말 제각각이었다.

그래도 역시 충실한 분위기로 가득 찬 대회였지.

안온한 분위기 와중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 달리기 직전 이 싸한 느낌이 좋구나 하고린도 생각할 정도로.

단지 한 가지 의외였던 점은.

린이 소속한 오토노키중 육상부에 웬 걸, 응원단이 와있었던 것.

가을 3일 연휴 마지막 날, 웬일로 마침 심심하던 3학년 애들이 마지막 육상대회를 보자며 온 것 같았다.

린이 말하는 것도 조금 그렇긴 한데, 린이 입부하고부터 육상부는 여기저기 대회에서 성적도 좋아져서, 유명한 부가 되었고, 그래서 그 때 대회도 잘 할 거라고 소문이 났었다.

올 해 육상부가 좋은 성적을 낼 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그 땐 모든 부에 은퇴 시기가 다가와서, 갑자기 부활동이 없어져 할 일이 없어진 3학년 모두가 조그만 이벤트, 소풍 기분으로 온 것 같았다.

오토노키중 파이팅!”

, 힘내라!!”

다른 대회였으면 텅 비었을 응원석에, 학생이 30명 정도가 와서는 다들 하나 같이 응원해주었다.

굉장히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모두의 응원을 듣고 린은 살짝 불안했어.

마음을 비우고 출발선에 서는데 !!”, ”달려!!” 같은 함성이 들리니 돌아보지 않으려 해도 돌아게 되고, 손을 흔들게 되고 말이야.

그래도 오전에는 어떻게든 잘 달리기는 했어.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달리면 집중할 수 있었고.

응원석에 있는 친구들이 왠지 굉장히 즐거워 보여서, 좋겠다~ 싶었어.

그랬던 것이, 오후 경기가 되자 달라졌어.

4명의 계주 멤버가 운동장 트랙 안에 들어섰을 때, 왜인지 바람의 느낌이 달라진 기분이 들었다.

방송이 울러 퍼지며, 운동장에 흐르는 익숙한 긴장감과 함께.

응원석에도 흐르는 찌릿한 전류.

뭔가가 달라졌어.

린도 그렇게 생각했는 걸.

여기저기서 파이팅!” “꼭 이겨!!” “오토노키중 최고!”같이 많은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기대가 굉장히 컸다는 걸 린도 알 수 있었다.

오전 중의 개인경기와는 조금 달랐다.

그리고 이와 함께 갑자기 린에게 흘러 들어오는 딱딱하고 무거운 무언가.

긴장….된다?

순간 린은 놀랐다.

린은 지금까지 그런 걸 경험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심장 소리가 쿵쿵하고 울리는 것이 들여왔다.

갑자기 손발에 힘이 빠진 기분이 들고, 자기 주변이 싸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쿵쿵.

심장소리는 갑자기 빨라져서.

쾅쾅

점점 세진다.

그 때 누가 말했다.

저기 봐봐, 응원석 대단해!”

린이 응원석에 있는 스탠드를 올려다보니, 그 곳에는 크고 하얀 현수막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써진 크고 검은 글자.

오토노키중 유종의 미, 우승으로 영원히 새겨라!!”

모두가 만들어 온 것 같았다.

그 때부터 오토노키자카 학원과 같이 오토노키중도 통폐합된다는 소문도 있었다.

아아~.

린은 속으로 놀라고는 눈을 크게 떴어.

지금까지 대회에선 그런 말 한 마디도 없었으면서, 아니, 이렇게 응원단이 온 것도 처음이고 말야.

쿵쿵쿵쿵.

몸 전체에 울리는 심장소리. 점점 빨라진다.

반드시 이겨야 해.

기대해주는 모두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해.

그렇게 생각하니 린 안에서 무언가가 점점 무거워졌다.

, 어쩌지.

입에서 무언가 나올 것 같아.

린은 굳은 몸과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이끌고 다음 주자를 기다렸다.

, 어쩌지, 린 이상해.

뭔가 이상해.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

출발을 알리는 소리가 났다.

어느새 마지막 경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 경기가 린의 중학교 생활 마지막 경기, 400미터 계주.

린은 몸에 삐걱대는 무언가를 짊어지며, 가벼운 발걸음으로는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출발했다.

바통을 받은 순간부터 평소와는 다르게 손발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2위로 출발. 1위와의 차이는 얼마 없었으니 평소대로면 당연히 앞지를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달리던 린은 몸도 무겁고 숨도 차고.

달려도 달려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마치 물 속에서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슬로모션처럼.

무거운 다리를 필사적으로 움직여, 발버둥치듯 달렸다.

앞에 있는 1등이 저렇게 멀리 있는 건……린은 난생 처음으로…….

정신을 차려보니 우승은 커녕 3등을 아슬아슬하게 제쳐 2등이었다.

결승선에 들어오고 린은 그저 끝나서 마음을 놓아버리고는.

그리고 말야, 운동장에서 무릎을 털썩 꿇어버리고는 울어버렸어.

으아아아앙,으아아아아앙! 인생 처음으로 달리기에서 꼴찌가 된 아이처럼.

헤헤헤, 지금 생각하려니 정말 부끄럽네!

그래도 그 땐 정말 슬프고 분했어.

모두에게 미안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지.

모두가 놀라서 굳어있었어.

원래 한 번도 울지 않은 린이었으니까.

아니, 경기에서 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린이었으니까.

 

있잖아, 으아앙 하고 울면서도 린은 생각했어.

린이 평화주의자라는 거 실은 거짓말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이제까지 린은 경기에 참여하는 건 그냥 내가 달리는 게 좋아서였는데, 결과는 상관 없었어. 이기든 지든, 1등이든 2등이든 알 바 아니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조금 졌다고 해서 우울해지지도 않았고, 2등인 적도 몇 번 있었으니까.

그래도 결과는 전혀 관심 없었어. 그래서 선생님이나 부장한테 좀 더 향상심을 갖고 1등을 노리라고 한 소리 들었지만 린은 이대로가 좋았어.

린은 1등이 되고 싶어서 달린 게 아니야.

그냥 기분이 좋아서 달린 것뿐인데.

이기든 지든, 순위 같은 거에 관심을 가지는 거는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어.

이긴 사람이 있으면 진 사람도 있다.

1등이 있으면 반드시 그 아래인 사람이 나온다.

린은 그런 게 싫었다.

(안보여) 순서를 정해주는 건 싫었다.

다들 기분이 좋았으면 된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깨닫고 말았다.

이렇게 처음으로 진심으로 지고 싶지 않았던 경주에서 져서.

린이 이기고 지는 것에 관심이 없었던 이유는 린이 언제나 혼자였고, 그저 자신을 위해 달리던 그런 편안함, 자기 만족에 의한 승부만을 해와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이겨도 져도 내 일이니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린은 이렇게나 이기고 싶었다.

이렇게나 지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

이렇게 응원해주는 모두를 위해서.

이것이 마지막 대회인 부원들을 위해.

이렇게 모두가 기대주니까, 반드시 린이 힘내서 우승으로 이끌어야겠다고 생각ㄱ했다.

그렇게 되니 린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심장이 두근대고 긴장되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이었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말로 이기고 싶었던 그 순간에 린은 긴장해서 인생에 이런 일이 다시 없을 만큼 심하게 침착함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누군가 자신 이외의 사람을 위해 이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만이, 사람이 진짜로 이기고 싶어하는 순간인 것 같아.

그러니까, 이게 린이 뮤즈에 들어온 이유야.

이렇게 말해도 뭔 소린지 모르려나. 후훗♪

그리고 그 경기가 끝나고 린을 보러 와 준 하나요가 위로해주면서 말했어.

, 그렇게 긴장하고 이기려고 하는 린을, 하나요는 처음 봤어. 정말 오늘 열심히 했어♡

카요찡…!

순간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린은 카요찡에게 안겨서 으아아아아아아앙!하고 울었다.

한심하고 슬퍼서.

린은 이기고 싶었어.

지고 싶지 않았어.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어.

모두에게 멋있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승부를 내는 게 싫다는 건 거짓말이었어.

분명 그렇게 말하면서 도망치는 것뿐이었어.

진짜 승부니까.

진짜 이기고 싶었으니까.

가슴 속에 소용돌이치던 말들.

그저 약간 달리기에 소질이 있었던 것 뿐인데, 언제나 느긋하던 린.

난생 처음으로 정말 이기고 싶었던 순간에 긴장해서 경기를 망친 린.

부끄럽고 분하고 슬퍼서 하나요에게 그 감정을 말해주고 싶어도, 어쩐지 표현할 수 없어서, 그저 펑펑 울었다.

그러더니 하나요가 말했다.

괜찮아, 린은 원래 빠르잖아. 좀만 더 연습하면 또, 맞아! 내일부터 하나요도 린이랑 같이 달릴래! 아침 연습에도 같이 나가자

방긋 웃는 하나요.

린이 그저 1등을 못해서 우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 표정을 보니 린은 울던 와중에소 무심고 피식 웃었다.

, 근데 이 시합을 끝으로 은퇴하는데?”

그렇게 말하니, 하나요는 아차 싶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린은 더 웃었다.

그러면 린은 카요찡을 위해서 내일도 달려줄게! 오늘은 실수했지만 열심히 달려서 달리고 달려서, 모두를 위해, 카요찡을 위해, 더 열심히 할 거야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생각이 안 나서.

역시 린은, 어쨌든 달려야 뭐든 해결이 될 것 같으니까.

린이 생각해도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린은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서 린은 지금 카요찡을 위해서 달리고 있다.

그 때 뛰는 걸 제일 못하는 주제에 같이 뛰자고 말해준 카요찡을 위해서.

그렇게 아이돌이 되고 싶은데, 하지만 주저하는 카요찡을 반드시 린이 등을 밀어주겠다고, 같이 달리겠다고 결심했으니까.

영차영차, 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노력할 거야♪

그 날부터 소중한 사람을 위한 힘을, 린은 원했으니까.

그리고 말야, 하나요가 권유해서 들어온 여기 뮤즈도.

린은 그 날 자신에게 없었던 모습을 많이 많이 찾았어.

누군가를 위해 노력하는 힘.

자신을 위해 필사적이 되는 마음.

소중한 곳을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달리는 힘.

성실하게, 힘차게, 한계까지. 언제나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전력으로 승부하는 사람들이 그곳에는 잇었다.

린의 소중한 친구들, 뮤즈의 멤버들.

린은 말야,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아이돌에 관심은 없었는데. 그래도 하나요나 호노카나 마키나 다른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자신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이거였구나 깨달은 적이 많아.

다들 대단하니까.

마음가짐이.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아이돌이 되어 학교를 구하겠다는, 올곧은 마음가짐이.

진검승부.

달리기가 좋았고 술래잡기가 좋았고 언제나 이기고 지는 거에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언제나 이기고 지는 건 알 바 아니고, 진자 승부에서는 도망치건 린에게는 없던 것.

그래서 지금 린은 모두와 함께 달리며 모두와 함께 진심을 다해 이기고 싶어.

그 때 그 경주 날. 지금까지 홀로 승부하던 린이, 그래서 승부의 결과는 상관없다던 린이, 처음으로 오토노키중을 위해서 이기고 싶다고 느꼈을 때. 그럴 때 하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던 자신을 뮤즈의 친구들과 함께 린 스스로를 바꾸고 싶다고 느꼈어.

언젠가 린이 진심으로 이기고 싶을 때.

자신과, 소중한 것을 위해 싸우는 힘이 없다면 그건 아무런 힘이 없다는 소리잖아?

린은 사실 긴장을 잘 하는 체질이었나봐.

아이돌이 되어 무대에 서다 보면 언젠가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몰라.

 

 

린 진짜 괜찮아??”

정신을 차려보니 라멘을 한참 먹고 있는 린의 눈 앞에 하나요가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고, 마키는 난처한 표정으로 손수건을 내밀고 있었다.

정말 미안해. 라멘 먹던 중에 그런 얘길 꺼내서

그렇게 말하며 우물우물거리다가, 나도 참, 라멘을 한참 열심히 먹고 있는 린한테 말해봤자 아무것도 안 들릴 텐데, 바보, 라고 중얼대는 마키.

순간의 추억에서 벗어나 멍하니 둘을 바라보니.

린은 마음속에서.

너무나도 기쁜 마음이 흘러나왔다.

린을 이렇게 걱정해주고, 이해해주는 둘.

역시 린은 뮤즈에 들어와서 다행이야.

마키도 카요찡도 정말정말정말 좋아♡♡♡

정신을 차려보니 린은 벌떡 일어나 테이블 반대편에 앉은 둘을 꼬옥 안아주고 있었다.

미역 토핑 둘한테 반반씩 나눠줄게!”

린이 그렇게 말하곤 미역을 주려고 하자.

, 미역 그렇게 좋아하면서, 괜찮아? 어디 안좋아?”

난 라멘에 미역 넣는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주지 마. . 너는 좋아하잖아? 다 먹지 그래?”

걱정하는 하나요와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마키.

두 사람의 배려가 너무나도 기뻐서. 린은 라멘집 의자 위에서 조그맣게 뛰었다.

있잖아, 빨리 먹을 테니까, 더 추가해서 먹어도 될까냐?”

린이 웃으며 말하니.

마키는, 또오~!? 라고 말하면서도 열심히 먹고 있는 린 대신에 추가요금 100엔을 찾아 주었다.

하나요는 린은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쪄서 좋겠다~” 라며 부러워했다.

 

린은 싸우는 건 지금도 별로 안 좋아해.

린은 그저 모두와.

뮤즈의 멤버들과 즐겁게 노래하며 춤추는 게 좋을 뿐이야.

하지만 사랑하는 뮤즈 모두를 위해.

린이 모두의 1등이 되어서 뮤즈의 인기에 공헌할 수 있다면 좋겠다.

 

코멘트 마키

계속 궁금했어. 린이 뮤즈에 들어온 이유. 소꿉친구 하나요를 위해? 호노카가 힘들어하니까? 이 둘이 이유가 될 순 없는 것 같아서. 언제나 열심히 연습하고 열심히 배고파하고, 그렇게 좋아하는 돈코츠쇼유라멘을 먹는 린의 얼굴을 보고, 문득 생각나서 물어봤어. 그렇게 놀라서 사레가 들릴 줄은 몰랐고, 물론 미안했지. 하지만 언젠가 린에게 말하고 싶어. 나는 돈코츠보다 미소라멘이 좋다고!!

Posted by lumis